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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Mission: Impossible - The Final Reckoning, 2025)

채윤아빠 2025. 6. 5. 14:15

오랜만의 IMAX, 묘한 설렘의 시작

백만년?만에 CGV에서 아내와 함께 미션 임파서블을 보러 가기로 하여 묘한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 동안은 다른 극장에만 갔었는데, 모처럼 IMAX로 보자고 하여 허락을 얻어 가게된 터라 더 흥분되었습니다. 사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액션의 스케일이나 시각적 임팩트가 상당한 편이라, IMAX 스크린에서 보면 그 몰입감이 훨씬 더 클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집을 나서면서부터 오랜만에 IMAX로 영화를 본다는 것에 기대감이 고조되었습니다. 요즘 집에서 OTT로 영화를 보는 일이 많아져서, 극장에서 느끼는 그 특별한 분위기와 사운드 시스템의 웅장함이 더욱 그리웠던 것 같습니다.

이럴수가! 텅 빈 극장

극장에 도착하여 표를 구매할 때 자리를 고르려고 보니, 먼저 입장한 관객이 5명 정도밖에 없었습니다. 그 큰 극장을 몇 명이서 빌려서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극장이 어렵다더니 정말 엄청나게 사람들이 없다는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니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조용하고 쾌적하게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좋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극장 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직접 목격하게 되어 안타까웠습니다. 예전에는 인기 영화가 개봉하면 좋은 자리를 구하기 어려워서 개봉한 다음 한참 뒤에 봤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제는 그렇게 관객이 많은 광경을 보기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적은만큼 다른 관객들의 방해 없이 대형 스크린과 훌륭한 사운드 시스템을 독점하다시피 하여 온전히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에서는 마음이 뜰뜨기도 했습니다.

화려하지만 공허한 스펙터클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느낌은... 음... 생각보다 크게 재미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생각해 보니 전편도 보다가 졸뻔했던 적이 있었네요. 이번 편은 액션도 나름 훌륭하고 화려한 CG들이 난무하여 볼거리는 정말 많았던 것 같은데,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습니다.

IMAX 스크린으로 본 액션 시퀀스들은 분명히 시각적으로 압도적이었습니다. 톰 크루즈의 트레이드마크인 위험한 스턴트들, 정교한 카메라워크, 그리고 최신 기술을 동원한 특수효과들이 어우러져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했습니다. 특히 추격전 장면들과 고공 액션 시퀀스는 IMAX의 큰 스크린과 서라운드 사운드 덕분에 더욱 생동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외형 뒤에 숨어있는 내용적인 공허함을 감출 수는 없었습니다. 액션 하나하나는 훌륭했지만, 그것들을 연결하는 스토리나 캐릭터의 동기, 감정적 몰입도는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마치 멋진 포장지로 싸인 선물을 열어봤는데, 안에는 예상보다 소소한 내용물만 들어있는 느낌이랄까요.

개연성의 문제, AI라는 허상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야 당연히 미국 중심으로 전세계가 돌아간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니 그러려니 하는데, 전지구를 파괴하려는 AI의 존재가 너무 허무맹랑한? 것은 아닌지... 개연성이 너무 떨어져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The Entity'라고 불리는 인공지능 악역의 설정 자체는 현재의 AI 기술 발전 상황을 반영한 시의적절한 소재였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AI의 능력이나 행동 방식이 너무 과장되고 비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이전 시리즈들이 비록 과장된 액션을 보여주더라도 어느 정도 현실적인 기반 위에서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이번 편은 그런 현실성의 기반이 많이 흔들렸다는 느낌입니다. AI가 전 세계의 모든 시스템을 장악하고 조작한다는 설정이 너무 편의적으로 사용되면서, 주인공들이 처한 위기 상황이나 그들의 해결 방식도 따라서 설득력을 잃게 되었습니다.

더욱이 AI의 동기나 목적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아서, 관객으로서는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해소할 수 없었습니다. 단순히 '세계를 파괴하려는 악한 AI'라는 설정만으로는 설득력이 많이 떨여졌던 것 같습니다.

시간의 무게, 노화하는 영웅들

이제는 너무 늙어버린 톰 형도 그렇고, 곁에서 톰 형을 받쳐주던 다른 배우들도 나이가 너무 들어서 이제 이런 첩보 액션물에서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톰 크루즈는 여전히 직접 스턴트를 소화하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세월의 흔적을 완전히 숨길 수는 없었습니다. 환갑이 넘은 나이를 고려하면 정말 대단한 체력과 의지력이지만, 동시에 이제는 이런 하드코어한 액션을 언제까지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현실적인 의문이 들었습니다.

IMF 팀의 핵심 멤버들 모두가 첫 등장했던 시절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였습니다. 이들의 케미스트리와 연기력은 여전히 훌륭했지만, 액션 시퀀스에서는 아무래도 예전만큼의 역동성을 보여주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런 현실을 보면서 시리즈의 완결을 선언한 것이 오히려 현명한 판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리하게 시리즈를 연장하기보다는, 적절한 시점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작품과 배우들 모두에게 좋은 선택일 것 같았습니다.

마지막 순간의 복잡한 감정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갈 때, 마지막 쿠키 영상이 있는지 검색해 보니, 미션 임파서블의 완결편으로 쿠키 영상이 없다고 나와 있어서 그냥 나가는데, 후련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앞으로 이런 대작 첩보 영화가 또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쿠키 영상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극장을 나서는 순간, 정말 복잡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한편으로는 28년간 이어진 시리즈의 대장정이 끝났다는 것에 대한 후련함이 있었습니다. 더 이상 다음 편을 기다리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해방감 같은 것이었죠.

하지만 동시에 깊은 아쉬움도 느꼈습니다. 1996년 첫 작품부터 지금까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단순한 액션 영화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기준을 제시하고, 실제 스턴트의 가능성을 확장하며, 첩보 액션 장르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왔던 시리즈였으니까요.

앞으로 이런 규모와 완성도를 가진 첩보 액션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들었습니다. 톰 크루즈만큼 액션에 대한 열정과 완벽주의를 가진 배우가 또 있을까요? 이 정도 예산과 기술력을 투입해서 실제 스턴트 위주의 액션을 구현할 제작진이 또 나타날까요?

맺는말

전체적으로 보면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는 충분했지만, 스토리의 개연성이나 감정적 완성도 면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28년간 이어진 시리즈를 완주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는 감사한 마음입니다. 톰 크루즈와 제작진들이 보여준 액션 영화에 대한 열정과 도전 정신은 정말 존경할 만했고, 그들 덕분에 우리는 지금까지 수많은 명장면들을 기억하며 즐길 수 있었습니다.

거의 비다시피한 극장에서 아내와 함께 본 이 마지막 미션 임파서블은, 어쩌면 극장가의 변화하는 현실과 시리즈의 종료가 겹쳐지면서 더욱 특별한 의미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하나의 시대가 마감되는 순간을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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