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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버(The Beaver, 2011)"를 본 후에...

채윤아빠 2020. 8. 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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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우울증 걸린 중년 남성을 성별이 다른 조디 포스터가 어쩌면 이렇게 잘 표현했는지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우울증 걸린 중년 남성을 멜 깁슨의 미친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그걸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연출한 조디 포스터도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목은 정말 안습이네요. 제목만 봤을 때는 왠지 가족들이 둘러 앉아서 함께 볼만한 가족 영화처럼 생각될 수 있는데, 정작 아이들이 중년 아저씨의 우울증을 공감하고 느낄 수 있을런지 의문입니다.


  비버가 월터에게 이야기해주는 내용도 공감이 많이 되었고, 특히 우울증 치료를 위하여 수 많은 상담 및 여러 프로그램들에 참여를 했지만, 전혀 진척이 없었고 결국은 가족들을 떠나 안좋은 계획을 했다가 비버를 만나면서 내면의 자신(?)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안좋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외부에 드러내고 기존 체계를 모두 파괴하는 초반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변화를 바래? 그러면 고쳐서 살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통째로 날려버려!) 그러나 화무십일홍이라고 좋은 때도 한때고 가족들과 비버로 인한 갈등으로 결국 비버를 버리기 위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선택은 잘못되지 않고 다시 가족과 화목하게 잘 산다는 식으로 영화가 끝나기는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순탄하거나 재밌기만 하지는 않았습니다.


  비버가 TV에 나와 이야기한 대사들중 감명 깊은 구절을 남겨 둡니다. "가끔은요, 매트... 어느 지점에 도착하는데 계속 살아가기 위해선 과거를 잊고 새 출발을 해야만 하죠. 상자가 된 자신이 보이고 우린 그 안에 갇혀 있고 아무리 빠져나오려고 몸부림쳐도... 자가치료, 심리치료, 약물치료 같은 점점 더 깊이 빠져들 뿐이죠. 그 상자를 제대로 깨부술 방법은 그걸 한꺼번에 없애버리는 길 뿐이예요. 그건 애초에 자신이 만든 상자예요. 영혼을 망가뜨리는 주위 사람을 누가 원하겠어요? 사랑하는 척하는 아내 당신을 못견뎌하는 아들 그들을 불행에서 꺼내줘야죠. 새 출발을 하는 건 미친 게 아니예요. 미쳤다는 건 비참한 존재가 되어 반쯤 잠들어 멍하게 돌아다니는 겁니다... 하루 또 하루, 매일같이 행복한 척하는 것이 미친 겁니다. 다 잘되고 있는 척하는 것은 평생을 그런 척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잠재력과 희망, 모든 기쁨과 감정, 삶이 모든 열정을 빨아먹어버립니다. 손을 뻣어 그걸 단단히 잡고 피를 빨아먹는 것들에게서 다시 빼앗으세요."


  그리고 노아의 마지막 연설에 이런 대사가 있었습니다. "지금 이 강당에 여러분과 함께 한 사람들이 있어요. 기꺼이 여러분을 일으켜주고 먼지를 털어주고 키스해주고 용서해주는 여러분을 참아주고, 기다려주고, 데려가주고, 여러분을 사랑하는 사람. 모든게 항상 잘 되진 않겠지만 이게 맞다는 건 압니다. 여러분은 혼자일 필요가 없습니다."


영화 정보

장르드라마
제작국미국
상영시간91분
개봉일2012 .04.12 개봉
감독조디 포스터
주연멜 깁슨(월터 블랙), 조디 포스터(메레디스 블랙), 안톤 옐친(포터 블랙)
상영등급[국내] 12세 관람가 [해외] PG-13 도움말